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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Barun Medicine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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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2.05 [입장문] 김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문제점 검토와 대안

임지예 2026-02-05 09:50:02 조회수 113

[바른의료연구소 입장문]

김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문제점 검토와 대안

 

1. 서론

 

2026 1 28일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에 의해 발의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은, 의료사고 분쟁을 조정·중재 중심으로 해결하면서필수의료영역의 사법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목표를 전면에 내걸고 있다. 특히 형법상 업무상과실치사상(형법 제268) 사건에 대해 공소제기 제한(공소제한), 피해자 의사에 따른 불기소(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제기 불가), 형의 감면/면제를 도입하면서도, 그 적용을중대한 과실’(예외 사유책임보험 가입·설명의무 이행 등으로 제한하는 구조를 취한다.

 

바른의료연구소에서는 이번에 발의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의료사고 예외(=특례 적용에서 배제되는 요건 및 배제 범위)’ 조항이 법적으로 무엇을 바꾸는지, 현실적으로 의료인·의료기관·환자·수사기관에 어떤 효과와 부작용을 낳는지, 언론 보도에서 흔히 제시되는의료계 법적 위험이 줄어든다는 메시지가 왜 과장·오인 소지가 큰지를 비판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

 

 

2. 김윤 의원이 발의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의료사고 예외조항 구조

 

이번 개정안은 크게 세 축으로 설계되어 있다. 첫째, 필수의료행위·책임보험/공제·중대한 과실과 같은 정의 규정을 신설한다. 둘째, 의료사고 발생 시 설명의무(소통 의무)유감(위로·공감) 표시의 증거 사용 제한을 도입한다. 셋째, 형사절차에서의 특례로서 피해자 의사에 따른 공소제기 제한(57), 필수의료행위 사건에 대한 형 감면/면제(58), 필수의료행위 사건에서 손해배상금 전액 지급 시 공소제기 제한(59)을 둔다.

 

필수의료행위의 정의와 위임 구조

 

개정안은필수의료행위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국민의 생명·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중에서지체 없이 의료적 개입이 필요하거나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로서 장관이 정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그 준거 법으로필수의료 강화 지원 및 지역 간 의료격차 해소를 위한 특별법의 정의를 인용하고 있다. 또한 본 개정이 다른 법률안(환자안전법 개정안, 필수의료 특별법의 의결)을 전제로 함을참고사항에서 명시하고 있다. , ‘필수의료행위’ 범위가 확정된 법률 요건이 아니라, 타 법률의 입법 경과 및 하위규범(고시·부령)에 의해 계속 이동할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법률 설계는필수의료만 보호한다는 정치적 메시지에는 유리하지만, 형사절차 특례의 적용요건을 상당 부분 행정부에 위임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② ‘중대한 과실 12개 유형과 예외 작동 방식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중대한 과실이 있는 의료행위 12개 유형으로 열거하여 정의하고 있다. 대략 (1) 동의 받은 내용과 다른 수술·수혈·전신마취, (2) 중대한 위험이 있는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동의 누락, (3) 사망·중대 손상 예측 가능 상황에서 필요한 진단·모니터링·처치·전원 미이행, (4) 고위험 의료행위에서 요구되는 기본적 안전관리 의무의 중대한 위반, (5) 이물 잔존, (6) 위임 후 감독 소홀, (7) 진료지침/통상 수용되는 진료에서현저히 벗어난’ 행위로 사망·중대손상, (8) 1회용 기구 재사용/유효기간 경과·변질 의약품 사용, (9) 약물 오투약(대상·종류·용량·경로·시기 오류), (10) 필수 과민반응조사 미실시 후 투약, (11) 오수혈, (12) 시설·장비 확보·운용 의무의 중대한 위반 등이다.

 

문제는 이중대한 과실, 통상 형사정책에서 말하는극히 예외적인 중과실이라기보다는 의료소송·수사에서 흔히 다투어지는 쟁점(설명, 전원, 모니터링, 지침, 시스템·관리)을 포괄적으로 포함한다는 점이다. , 특례를 만들었지만, 중대한 과실의 범위를 너무 넓게 잡아 실제로는 대부분의 의료분쟁의 쟁점이 되는 사례를 포함시킴으로써, 실질적으로는 특례가 적용되는 사례가 거의 없게 될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

 

3가지 형사절차 특례의 종류와 특례 배제 요건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형사절차 특례는 다음과 같은 서로 다른 작동논리를 갖는다.

 

57(조정성립 등에 따른 피해자의 의사): 조정·중재·법원 조정이 성립한 경우,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한다. 다만 책임보험 미가입 또는 의료사고 설명의무 미이행이면 적용하지 않는다.

 

58(필수의료행위에 대한 형의 감면): 필수의료행위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에 대해 정상참작으로 감경 또는 면제를할 수있다(재량). 다만 중대한 과실, 책임보험 미가입, 설명의무 미이행은 배제한다.

 

59(필수의료행위에 대한 특례): 필수의료행위 관련 사건에서 의료인 또는 고용한 의료기관개설자(또는 보험자)가 손해배상금 전액을 지급(집행권원상 금액 기준)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한다. 다만 중대한 과실, 책임보험 미가입, 설명의무 미이행은 배제한다. 또한 수사기관이 필요 시의료사고심의위원회등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다.

 

요컨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서 특례 배제 요건은 단순히특례 적용 제외 사유가 아니라, 특례 성립의 문턱을 구성하는 핵심 장치로 작용하고 있다(중대한 과실·보험·설명이라는 3중 문턱). 중대한 과실과 책임보험 미가입, 설명의무 미이행 중 한 가지만 있어도 해당 특례를 적용 받을 수 없게 되므로 사실상 특례가 아니라고 볼 수밖에 없다.

 

 

3.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법적 문제와 위헌·위법 리스크

 

‘공소제한’ 방식 자체의 구조적 취약성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제59조는전액 배상(또는 보험자의 전액 상당 지급)”을 충족하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게 한다. , 구성요건/위법성 단계에서범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가 아니라 범죄 성립 가능성을 전제한 채국가의 기소권 행사를 법률로 봉쇄하는 설계다. 이 구조는 과거 헌법재판소가 교통사고처리특례법의중상해 사건 공소제기 금지조항을 심각한 기본권 침해로 보아 위헌으로 판단한 논리와 정면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당시 헌재는종합보험 가입 등을 이유로 중상해 사건에서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하는 규정이 교통사고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평등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제59조는 (1) 중상해/사망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은필수의료행위라는 영역을 설정해, (2) “전액 배상을 요건으로, (3) 기소를 법률로 금지한다는 점에서, 위헌 판단의 표적이 되었던 구조적 특징을 상당 부분 따라하고 있다. 심지어 헌법재판소가 "중상해만 입어도 재판을 못 하게 막는 건 위헌"이라고 판시했음에도, 김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환자가 사망해도 돈만 다 물어주면 기소를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는 헌법적으로 위헌 판결을 피할 수 없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② ‘배상하면 불기소는 사실상 돈으로 형벌을 감면받는 불공정의 전형

 

59조의 핵심은손해배상금 전액 지급이다. 그러나 의료사고 손해액은 인과관계, 과실, 손해(일실수입·장해·개호·위자료)의 산정 등에서 당사자 간 격차가 크고, 통상 최종적으로는 조정/재판/집행권원을 거쳐 확정되는 경향이 있다(이번 개정안에서도집행권원상 금액이라는 표현을 두고 있다). 이때전액을 지급할 수 있는 자(또는 보험을 통해 전액 지급이 가능한 자)”와 그렇지 못한 자 사이에 형사절차 결과가 갈릴 수 있다. 이는 형사정의의 핵심인 행위의 불법·책임 정도와 무관하게 경제력/보험구조에 따라 공소제기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한다.

 

‘필수의료행위’의 핵심 요건을 하위규범에 광범위 위임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필수의료행위 범위를 장관이 정하도록 하고, 동시에 다른 특별법의 정의를 전제로 삼는다. 형사절차 특례(기소 제한)가 기본권 제한(피해자 권리·평등권 문제)과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떤 의료행위가 필수의료인지라는 요건을 법률이 스스로 좁고 명확하게 확정하지 않고, 행정부 고시·부령 및 별도 법률의 입법 경과에 광범위하게 의존하는 설계는 명확성 원칙·위임입법 한계 관점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

 

④ ‘중대한 과실의 과도한 확장과 법적 예측가능성 붕괴

 

김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중대한 과실 12개 항목을 열거하면서, 사후적 평가가 개입될 여지가 큰 요소(전원·모니터링·기본적 안전관리·진료지침현저한 일탈’·시설/장비 운영 책임 등)를 다수 포함하고 있다. 그 결과, 특례의 적용 여부가사후적 책임평가에 의해 좌우되고, 의료현장 입장에서는예측 가능한 기준에 따라 사법리스크가 줄어든다기보다수사기관·감정·법원의 판단에 따라 언제든 예외로 빠질 수 있다는 불확실성이 커지게 된다.

 

 

4. ‘의료계 법적 위험 감소보도가 왜 오해를 불러 일으키는가?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둘러싼 언론 보도에서는필수의료 사고는 보험 가입·배상 시 기소 제한처럼 단문 메시지로 소비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실질 효과를형사 리스크 감소로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다음과 같이 구조적이다.

 

‘수사·소환’ 리스크는 거의 줄지 않는다

 

이번 개정안에서는의료사고심의위원회가 심의기간 동안 수사기관에 피의자 출석요구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중지/금지가 아니라요청이다. 따라서 의료인이 실제로 체감하는 1차 리스크(고소·고발경찰/검찰 조사압수수색·소환장기간 수사)는 제도 설계상 상당 부분 그대로 남는다. 이 지점에서 이번 개정안은, 형사 절차를 실질적으로 분리·완화하는 해외의 의료사고 안전망 사례와 비교할 때행정적 권고” 수준에 머문다.

 

② 공소제한의 요건이 까다롭다

 

59공소제한전액 배상 + 예외 미해당 + 절차적 확정이 필요하다. 개정안 제59조는 필수의료행위, 손해배상금 전액 지급(또는 보험자의 전액 상당 지급), 중대한 과실 아님, 책임보험 가입, 설명의무 이행이 결합되어야만 이루어질 수 있다. 여기서 제기될 수 있는 논쟁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전액은 다툼의 영역이다. 손해액이 확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에 수사는 진행될 수 있다(, 기소 제한이사후적으로만 작동). 둘째, ‘중대한 과실 12개 유형은 넓고 사후평가성이 커서, 수사기관은중대한 과실프레임으로 예외를 쉽게 주장할 여지가 있다. 셋째, 설명의무 이행은 특례 요건이지만, 개정안이 증거 배제를 인정하는 범위는위로·공감·유감에 한정되어 있어, 사실관계 설명이 오히려 형사절차에서 불리한 증거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보험 가입하고 배상하면 (곧바로) 형사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단순 프레이밍은, 요건·예외·시점(사후성)을 생략한 오해에 가깝다. ‘유감 표시증거배제는사실 설명을 보호하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 개정안은 의료사고 설명 과정에서 위로·공감·유감의 표현은 민·형사 재판에서 책임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규정하지만 분쟁에서 핵심이 되는 것은 보통유감 표현자체가 아니라무슨 일이, 어떤 의학적 판단과 과정에서, 어떤 시점에 발생했는지라는 사실관계의 설명이다. 개정안은 사실 설명을 포괄적으로 면책/증거배제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의료현장에서는설명하면 할수록 불리하다는 기존 불신이 크게 해소되지 않을 수 있다.

 

해외에서도 이 문제는부분적 사과법’(sympathy-only)포괄적 사과법’(admission 포함) 간 차이로 논의되어 왔다. 예컨대 미국 다수 주에서는 의료인의 사과·동정 표현이 소송에서 불리한 증거로 쓰이지 않도록 ‘I’m sorry’ 계열 법을 두고 있다. 그러나 구체 입법은 주마다 달라, 일부는 동정(sorry)만 보호하고 과실 인정은 보호하지 않는 구조를 취하며(, “사실/과실을 말하면 증거로 쓰일 수 있음”), 이것이 오히려 현장 커뮤니케이션을 제약한다는 지적이 지속되어 왔다. 반대로 일부 주는 사과가명시적/묵시적 책임 인정이더라도민사절차에서 책임 인정으로 보지 않도록 넓게 규정하지만, 동시에 형사절차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한계를 분명히 둔다.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 이 국제 비교 스펙트럼에서협소한 보호(유감 표현 중심) + 형사특례 요건으로서 설명의무를 결합한 형태로, 설명은 강요되는데 반해 보호는 제한적인 수준으로 실효성이 없다.

 

③ 민사·행정·평판 리스크는 크게 남는다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특례는 기본적으로 형법 제268조의 공소/형에 관한 것이며, 의료사고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막대한 일실수입·개호비 등), 행정처분(면허 관련), 의료기관 평판·보험료 상승 등 다층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이는 기존에 의료계에서 지적했던 문제점인형사만 건드려서는 의료현장의 위축을 멈추기 어렵고, 공적 보상·재원 설계가 함께 가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지 않은 결과이다.

 

 

5. 해외 비교로 본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의 한계

 

대만: ‘기소 제한이 아니라과실(책임) 요건의 정교화

 

대만은 의료행위 책임을합리적인 전문임상적 재량의 범위를 넘어선 주의의무 위반여부로 정교화하는 방향으로 의료법을 개정해 왔다. 대만 의료법 제82조는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 형사책임을 모두주의의무 위반 + 합리적 임상재량 범위의 일탈로 연결하고, 판단 기준으로 지역의 의료수준·시설·근무 여건·긴급성 등을 객관요소로 명시한다.

 

이는 이번 김윤 의원의 개정안처럼범죄 성립을 전제로 한 기소 제한이 아니라, 책임(과실) 판단의 기준 자체를 법률에 직접 적시함으로써 예측가능성을 높이려는 접근이다. 대만에서는 해당 법 개정이방어 진료와 분쟁 증가에 대한 대응으로 논의되었다.

 

② 뉴질랜드: 무과실 보상(ACC)으로책임-보상-환자안전을 분리

 

뉴질랜드의 무과실 보상(ACC)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treatment injury’를 법에서 정의하고, 과실 입증 없이(no-fault) 보상을 제공한다. 법 조문에서는 ‘treatment injury’의 정의와 예외(필요한 치료의 통상 결과 등)를 비교적 상세히 규정하고 있다. 또한 2005년 개정 취지로징벌적으로 잘못을 찾는 행위(punitive fault-finding) ACC 절차에서 제거해 올바른 환경을 조성한다는 정책적 메시지가 공식적으로 제시되었다.

 

이 모델은 의료사고 보상을형사기소 제한으로 푸는 것이 아니라, 보상을 별도의 제도로 선분리함으로써배상금 전액 지급 여부가 형사절차를 좌우하는 구조적 오염을 차단한다는 점에서 김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③ 영국·미국: ‘말하게 하는 법’(사과·설명)기소의 높은 문턱을 분리 설계

 

영국에서는솔직함의 의무(duty of candour)’ 맥락에서사과는 책임 인정이 아니다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반복 확인한다. 예컨대 사과를 하는 것이과실(negligence)이나 법정 의무 위반의 인정이 아니다라고 정리한다. 동시에, 의료인에 대한 가장 중한 형사책임(: 중과실 치사)은 검찰 가이드라인에서명백하고 중대한 사망 위험 + 진정 예외적으로 나쁜 수준이라는 높은 문턱을 전제로 한다.

 

미국의 경우도 주()별로 의료인의 사과·동정 표현을 민사에서 증거로 쓰지 못하게 하는 법률이 확산되었고, 일부 주는 의료과오 소송에서 특정 표현을 증거로 배제하는 규정을 둔다. 핵심은, 사과/소통의 촉진과 형사기소의 문턱을 제도적으로 분리하고, “배상금 지급을 형사절차의 스위치로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는 김윤 의원안이 취한설명의무를 특례 요건으로 묶고, 배상금 전액 지급을 공소제한 전제로 둔 방식과 대비된다.

 

 

6. 의료분쟁 및 의료계 사법 리스크 해결을 위한 올바른 입법 방향

 

김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서 제안하는 공소제한 방식은 위헌 위험이 크고, 예외 설계가 과도하며, 실무효과가 제한적이기에 실체(과실·책임) 기준을 정교화하고, 무과실 손해는 공적으로 구제하는 구조로 전환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이에 바른의료연구소는 다음과 같이 올바른 입법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의료법에 과실의 정의를 구체화

 

현재 위헌성이 가장 큰 부분이 바로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성립하는데, 배상했으니 기소하지 말자라고 하는 부분이다. 이는 배상을 통해 공소라고 하는 절차를 차단하는 방식이고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유사한 사례가 위헌으로 판결이 났기 때문에 수정이 불가피하다. 이에 올바른 방향은의료행위의 특수성을 반영해, 어떤 경우에 과실/불법이 성립하는지를 법률로 명확히 하자고 하는 방향이다. 이는 실체 요건(범죄 해당 여부, 정당한 의료행위 여부, 과실의 구체적 요건 명시)을 정교화함으로서 달성할 수 있다. 대만의 의료법 제82조가 보여주는 방식(합리적 임상재량 범위를 넘는 주의의무 위반만 책임)과 유사하게 법을 만드는 것이다. 이 접근은 위헌 위험(피해자 권리 침해·평등권)을 줄이고, 예측가능성을 높이며, 소통/재발방지 정책과 결합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② ‘무과실 국가보상신설

 

아무리 환자에게 일정 부분 손해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의료인의 과실이 없는 경우에도 개인에게 배상책임을 지게 하는 것은 사회적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다. 이에 의료법상 무과실로 판명이 되면, 생명·신체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의료인에게 민·형사 책임을 묻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무과실 의료행위에 의해서라도 만약 환자에게 중대 손해가 발생한 사례라면, 피해자 구제를 위해 국가가 보상을 하도록 명문화해야 한다(재원은 별도 기금/국고+분담 등 설계 가능). 이미 의료분쟁조정법에서도불가항력 분만 의료사고 보상이라는 제한적 무과실 보상 구조가 존재하며(조정중재원이 보상사업 수행, 비용은 국가 부담), 이를 확장·재설계하는 것이 완전히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③ 의료행위를정당행위로 규정하는 형법 연계 모델

 

일정 범위 내 의료행위를 형법상정당행위로 보아 위법성이 조각되도록 연결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구체적으로의료기준과 통상적으로 수용되는 진료의 범위 내 의료행위는 형법 제20조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정당행위)에 해당하도록 설정하는 구상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공소 제한이 아니라 형사책임 성립 구조 자체를 바꾼다는 점이다. , 김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처럼전액 배상이라는 외부에서 발생한 변수로 형사절차를 제어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다만 정당행위 요건의 법률 설계가 지나치게 추상적이면 오히려 해석에 다툼이 커질 수 있으므로, 대만 의료법 제82조처럼 객관 요소(의료수준·시설·긴급성·근무여건 등)를 함께 법률에 적시하는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④ ‘사과/설명보호는표현이 아니라안전한 소통 절차로 설계

 

김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5조의3유감 표현을 증거로 쓰지 못하게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사과는 책임 인정이 아니다는 원칙을 공적으로 분명히 하면서, 동시에 의료기관이 투명한 설명과 재발방지 조치를 하도록 절차를 제도화해야 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몇 가지 내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먼저 보호 범위를 단순 유감 표현을 넘어, 사고에 대한 사실관계의초기 설명중 일정 범위까지를분쟁조정/환자안전 조사 절차’ 안에서 제한적으로 보호해야 한다(: 조정·중재·환자안전 조사에 제출된 진술의 목적 외 사용 제한). 물론 고의적인 은폐·허위 작성·기록 위·변조 등은 보호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해야 할 것이다. 환자 권리 보호를 위해 기록 열람·설명 요구·재발방지 계획 공유 등 실질적 권리는 당연히 보장해야 한다. 이렇듯 보호의 범위를 명확하게 한 상태에서말하게 하는 법을 만들지 못하면, 설명의무를 특례 요건으로 묶어 버린 김윤 의원의 개정안 구조는 오히려 형식적인 사과만을 남발한 채 의료인을 침묵으로 몰아넣고 분쟁을 악화시킬 수 있다.

 

⑤ ‘중대한 과실열거형이 아니라높은 문턱 원칙+예시로 재설계

 

영국의 중과실치사(gross negligence manslaughter) 가이드라인이 반복해 강조하듯, 형사책임이 성립할 정도의 중대 과실은 “truly exceptionally bad” 수준의 높은 문턱이어야 한다. 그런데 김윤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의 12개 열거형중대한 과실은 사실상 문턱이 없는 수준이므로 실효성이 없다. 따라서 대안 입법에서는 중대한 과실의 법정 정의를명백·중대·현저한 일탈로 좁히고, 예시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례 중심으로 제한하며, ‘설명·전원·지침 일탈과 같이 사후 평가가 큰 요소는 원칙적으로 별도 평가(전문감정/위원회)로 다루되, 곧바로 중대한 과실로 추정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이 필요하다.

 

 

7. 결론

 

김윤 의원이 발의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은필수의료 보호분쟁의 신속한 해결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정치적으로 빠르게 포착했지만, 정작 법률 구조는 공소제한 방식의 위헌 위험, 과도하게 넓은중대한 과실예외 기준, 설명의무-증거보호의 비대칭, 전액 배상 요건의 사후성 및 유전무죄 취약성, 필수의료 정의의 위임 의존성 등으로 인해의료인에게는 불확실하고, 환자에게도 공정·신속한 구제가 보장되지 않는이중의 불안정한 법안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부와 국회가 진정으로 올바른 방향의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려면, 기소 제한이 아니라 책임 요건을 정교화하는 실체법적인 접근을 해야 하고, 무과실 중대 손해에 대한 공적 보상(현행 분만 보상 제도의 확장·고도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안전한 소통(candour) 절차의 실효성 있는 설계를 함과 동시에 형사개입의 문턱을 국제 표준 수준으로 높이는 방향으로 법률을 개정하고, 추후 시행령도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2625

 

바 른 의 료 연 구 소

 

                                                                                                   http://barunmd.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