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un Medicine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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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의료연구소 보도자료]
통계는 대한민국에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
1. 서론
정부는 2023년 OECD 보건의료통계를 바탕으로 인구 1,000명당 의사 수가 OECD 평균은 3.7명인 반면 한국은 2.6명으로 OECD 평균보다 적고, 필수의료 붕괴, 급격한 인구 고령화, 소아청소년과 오픈런 사태, 응급실 뺑뺑이 문제, 지방의료 붕괴 등을 막기 위해 의대정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정부는 대한민국에 의사 수는 적지만 진료 횟수와 국민들의 의료이용 횟수가 많아 이미 충분한 양의 의료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의대정원 확대는 필요하지 않다는 주장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진료 시간이 짧고 의료의 질이 떨어져 국민들의 환자 만족도가 낮다는 주장을 하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의대정원 확대의 당위성을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에 바른의료연구소(이하 본 연구소)에서는 국가통계포털(KOSIS), OECD health at a glance 2021과 2023 보고서, 2022년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등의 통계 자료를 분석하여, 정부 주장의 정당성과 의대정원 확대의 필요성을 알아보았다.
2. 위기가 부각되기 전부터 최근까지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 수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바이탈 의료, 응급 및 중환자 의료와 같은 필수의료는 모든 의사가 담당하는 것이 아닌 해당 분야 전문의들이 담당하므로, 필수의료 분야 인력 부족 여부는 전체 의사 수가 아니라 필수의료에 종사하는 전문의 수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 만약 위기가 대두되기 이전에는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 수가 충분했으나 이후에 전문의가 감소하면서 필수의료 분야의 위기가 도래한 것이라면, 전문의 배출을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필수의료 위기 이전과 이후를 비교하여 전문의 수의 감소가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면, 전문의 배출을 더 늘리는 정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도 판단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소에서는 필수의료 분야의 위기가 부각되기 전과 후의 전체 전문의 수와 인구 대비 전문의 수를 비교함으로써 의대정원 확대가 필수의료 위기의 해법이 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다. 이를 위해 국가통계포털(KOSIS) 검색을 통해 2010년부터 2020년까지의 대한민국 인구의 변화와 전문의 수의 변화, 그리고 필수의료 전문의 수의 변화 등을 비교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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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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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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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감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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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인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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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5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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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36,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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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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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전문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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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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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379
|
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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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10만명당전문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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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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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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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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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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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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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3
|
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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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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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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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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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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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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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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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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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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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청소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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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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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1
|
2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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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의료 분야의 위기가 부각되기 전과 후인 2010년과 2020년을 비교해보면, 전체 인구는 4.6% 증가한 반면, 총 전문의 수는 무려 40.8%가 증가하여 인구 10만명당 전문의 수는 34.6%나 증가하였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흉부외과, 응급의학과와 같은 필수의료 분야의 경우에도 인구 10만명당 전문의 수가 모두 증가하였다.
통계 분석을 통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10년의 기간 동안 대한민국의 전문의 수는 꾸준히 증가했고, 절대적인 숫자뿐만 아니라 인구대비 전문의 수로 알아본 상대적인 숫자도 증가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2010년에는 언급조차 되지 않았던 필수의료 분야의 위기가 2020년이후부터 부각되기 시작한 원인은 전문의 수 부족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문제는 전문의 수는 계속 늘었으나 정작 필수의료 현장에는 의사가 부족한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결국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사는 지속적으로 늘었으나 열악한 처우와 법적 부담 등으로 이들이 필수의료 분야에서 이탈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미 충분히 공급된 필수의료 분야의 전문의들이 필수의료를 외면할 수밖에 없는 근본 원인은 해결하지 않은 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의대생 배출만 늘리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에 불과한 우매한 대책이다. 따라서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할 의사 인력이 부족하므로 의대정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정부의 주장은 거짓말에 불과하며, 필수의료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 절대로 될 수 없다.
3. 고령화 사회 대비를 위해 필요한 노인성 질환과 관련된 전문의 수도 증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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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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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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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감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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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이상인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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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66,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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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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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9%
|
총전문의수
|
73,428
|
103,379
|
40.8%
|
인구10만명당전문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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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8
|
1,268
|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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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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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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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
|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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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통증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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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6
|
69.8
|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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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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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9
|
30.2
|
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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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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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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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8
|
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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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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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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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감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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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미만인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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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79,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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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05,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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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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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전문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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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1
|
7,2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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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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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10만명당전문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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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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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7
|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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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아청소년과의 오픈런 상황이 발생하면서 정부는 소청과 전문의가 부족하다며 의대증원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소는 국가통계포털(KOSIS) 검색을 통해 실제로 소청과 전문의가 부족한지 조사하였다. 2010년과 2020년 사이 15세 미만 인구수는 10년 동안 21.0%가 감소한 반면, 소청과 전문의는 32.7%가 증가하여, 15세 미만 인구 10만 명당 소청과 전문의수는 무려 67.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최근 소아청소년과의 위기와 오픈런 사태는 전문의 수가 부족해서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저수가에 의한 낮은 수익성, 이대목동사건 등으로 대표되는 소아청소년 진료의 법적 부담 증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아동병원 줄폐업, 출퇴근 시간에만 환자가 몰리는 소아청소년 외래 진료의 특수성, 일부 보호자들의 과도한 갑질 등이 그 원인인 것이다. 즉, 소청과 전문의 수는 충분하기에 현재의 소청과 오픈런 사태는 의대정원 확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5. 대한민국의 도시와 지방간 의료 격차는 세계적으로 낮은 수준이고, 지방 환자들도 충분히 의료이용을 하고 있다.
정부는 지방에 의사가 부족해 지방의료가 붕괴되고 있다며 의대정원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소에서는 정부의 주장이 맞는지 알아보기 위해 OECD health at a glance 2021과 2023을 분석하였다. 대한민국은 2019년에 도시와 농촌의 인구 1,000명당 의사수를 제출했으나 2021년에는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소는 2021년 OECD 자료와 우리나라의 2019년 자료를 비교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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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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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로바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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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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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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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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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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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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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트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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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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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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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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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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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1000명당
의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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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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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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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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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
5.0
|
4.4
|
4.3
|
3.3
|
3.2
|
3.8
|
2.5
|
도시대비
농촌의사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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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
43.1%
|
37.9%
|
76.8%
|
86.3%
|
79.2%
|
82.6%
|
45.5%
|
65.9%
|
60.5%
|
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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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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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1000멷당
의사수
|
3.3
|
3.7
|
4.5
|
4.3
|
5.2
|
4.4
|
4.3
|
3.4
|
3.2
|
4.0
|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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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대비
농촌의사밀도
|
66.7%
|
58.5%
|
43.5%
|
81.5%
|
86.2%
|
78.4%
|
88.9%
|
68.9%
|
65.8%
|
77.8%
|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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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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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1000명당
의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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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
2.8%
|
-2.2%
|
4.9%
|
4.0%
|
0.0%
|
0.0%
|
3.0%
|
0.0%
|
5.3%
|
4.0%
|
도시대비
농촌의사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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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9%
|
35.8%
|
14.8%
|
6.1%
|
-0.1%
|
-0.9%
|
0.0%
|
51.6%
|
0.1%
|
28.5%
|
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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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결과 비록 통계학적 의미는 없지만, 2년 동안 전체 의사 수 증가와 농촌의사 밀도 변화 사이의 상관계수는 –0.261로 전체 의사 수가 증가할수록 오히려 농촌의사 밀도가 감소하는 경향성을 나타냈다. 결론적으로 전체 의사 수와 농촌의사 밀도는 전혀 상관관계가 없으며, 전체 의사 수를 증가시키면 오히려 도시 대비 농촌의사 밀도가 감소할 수 있음이 드러난 것이다.
따라서 한 국가에서 의사 수가 늘어난다고 해서 지방에 의사 수가 늘어나는 일은 없이 오히려 지방 의사 비중이 감소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상황이므로 의대정원 확대는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
7. 우리나라 국민들은 충분한 양의 의료를 이용하고 있고, 의료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
대한민국이 OECD 대비 의사 수가 적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OECD 국가 중에서 의사 1인당 진료횟수와 국민들의 의료 이용량이 가장 높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는 결국 대한민국 국민들은 세계에서 가장 손쉽게 많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므로, 대한민국에는 의사가 부족하지 않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