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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Barun Medicine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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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29 [보도자료]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의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패혈증은 장내 균 집락화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임지예 2019-06-26 14:30:58 조회수 576

[바른의료연구소 보도자료]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의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패혈증은 장내 균 집락화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은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 역학조사 결과보고서'에서 2017.12.15일 중심정맥관을 통해 투여된 지질영양제가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에 오염되어 패혈증이 발생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바른의료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이전 보도자료에서 4명 중 3명의 사망 환아에서 지질영양제 투여 전에 이미 패혈증 증상이 나타났고, 이는 지질영양제가 감염원이 아닐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밝혔다. 지질영양제를 통해 균이 혈액으로 전파된 것이 아니라면, 사망 환아들의 혈액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은 어디에서 전파된 것일까? 패혈증 발생의 다른 원인을 검토하던 중 본 연구소는 환아들의 장내 분변에서 공통적으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배양되었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1. 부검 결과는 환아들의 장내에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집락화되어 있었음을 말해준다.


본 연구소는 질본의 역학보고서에 제시된 부검 검체의 세균학적 검사결과에서 다소 이상한 부분을 발견하였다 [별첨 1]. 만약 12월 15일 투여한 지질영양제로부터 균이 혈액으로 퍼져나가 패혈증을 유발했다면, 혈액이 흐르는 소장과 대장의 조직에서는 균이 검출되고 장내의 분변에서는 검출되지 않아야 한다. 왜냐하면, 혈액 내를 돌아다니던 세균이 하루 만에 장점막 조직을 뚫고 장내로 이동하여 균 증식이 일어나 집락화를 형성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대장 조직에서는 4명 중 단 2명에서만 균이 검출된 반면, 4명의 환아 모두의 소장과 대장의 분변에서 혈액에서 검출된 균과 유전형이 동일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되었다. 심지어 한 환아의 경우 대변에서도 균이 검출되었다. 결국 지질영양제 오염에 의한 혈류감염이라는 질본의 주장이 맞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


오히려 환아들의 장관 내에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이전부터 증식하여 집락화(colonization)되어 있다가, 장 점막의 보호장벽이 약해진 상태에서 혈액으로 이동(translocation)해 패혈증을 유발했을 가능성이 더 설득력이 있다 (균 집락화: 세균이 환경에 노출된 신체 내에서 증식하면서도 아직 감염을 일으키지 않는 상태).


그렇다면 실제로 신생아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는 신생아(대부분 미숙아)에서 장내 균 집락화는 얼마나 빈번하게 일어나고, 장내의 균 집락화가 실제 패혈증 발생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을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서 본 연구소는 국내외 논문을 검색하고, 분석하였다.


2. 신생아중환자실 입원 신생아들의 장내 균 집락화는 매우 높은 빈도로 나타난다.


2011년 인도에서 총 242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진행된 장내 균 집락화와 혈류감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보면, 태어난 지 4시간 이내에 채취한 신생아의 위장 흡인물 중 40%에서 그람 음성균이 관찰되고, 첫 대변의 67%에서 그람 음성균이 관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7일 이내에 99%에서 그람 음성균이 검출되었다 [1]. 2011년 대한신생아학회지에 게재된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입원한 신생아에서 장내 세균에 의한 장관 집락화와 관련된 위험 인자' 논문에 의하면, 86명의 환아들은 입원 후 한 달 내에 22명(25.6%)에서 그람음성균에 의한 장내 균 집락화가 있었고, 이 중 3번째로 흔하게 검출된 균이 바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었다 [2]. 검출된 시트로박터균 5건 중 4건(80%)에서 이 사건에서 검출된 균과 동일한 항생제 내성(광범위 베타-락탐계 항생제 분해효소, ESBL)이 의심되었다. 또한 2016년 이탈리아에서 1152명의 신생아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다제내성 그람 음성균, ESBL 생산 그람 음성균이 위장관 내에 집락화 되어있는 비율이 28.8%, 11.7%로 나타났다 [3]. 이러한 내성 그람 음성균의 집락화에 의미 있게 영향을 주는 요소는 신생아중환자실 재원기간이 긴 경우, 항생제에 노출된 기간이 긴 경우, 모유가 아닌 분유를 오래 먹은 경우 등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해 볼 때, 신생아중환자실의 신생아에서 장내 균 집락화는 흔하게 발생하고, 그 중에서 대표적인 균이 그람 음성균이며, 내성 유전자를 가진 그람 음성균도 빈번하게 집락화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이번 이대목동 사건에서 사망 환아 모두의 분변에서 그람 음성균이면서 항생제 내성균(ESBL)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된 사실은 환아들의 장관 내에 이미 균의 집락화가 있었다는 뜻이고, 이 세균 집락화가 패혈증과 관련이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3. 장관 내의 균 집락화는 패혈증 발생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2018년 Folgori 등이 그람 음성균의 집락화와 혈행성 감염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메타 분석한 논문을 보면, 장에 집락화가 형성된 1984명의 신생아 가운데 157명(7.9%)에서 그람 음성균에 의한 혈류감염이 발생한 반면, 장관 내 집락화가 형성되지 않은 3583명 중에서는 85명(2.4%)만이 그람 음성균에 의한 혈류 감염이 발생하였다 [4]. 이는 그람 음성균의 장내 집락화가 패혈증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인도 논문에는 그람 음성균이 장에 집락화 되어 있던 신생아에서 패혈증의 빈도가 높았는데, 생후 3~7일 사이에 채취한 위장 흡인물에서 그람 음성균이 자란 신생아의 경우 82%에서 패혈증 증상을 보였고, 생후 3~7일 사이에 채취한 대변에서 그람 음성균이 자란 경우에는 75%에서 패혈증 증상을 보였다 [1]. 그리고 패혈증의 징후를 보인 178명의 신생아 중 49명(28%)에서 혈액배양 양성 소견을 보였고, 그 중 32명(65%)에서 그람 음성균이 자랐다. 혈액에서 그람 음성균이 자란 32명 중 24명(75%)는 장에서 동정된 균과 유전적으로 동일하였다.


Smith 등은 2000년대 대규모 전향적 연구를 통해 신생아중환자실 내 극소 저체중 출생아의 그람 음성균에 의한 혈류감염의 98%에서 장관 내에 동일 균의 집락화가 선행되었다고 하였다. 이 논문에 따르면 전체 698명의 신생아 중 90%에서 그람 음성균에 의한 장관 집락화가 있었고, 그 중 7.3%에서 동일한 그람 음성균에 의한 혈류감염이 있었다 [5].


이외에도 2007년 Graham 등이 발표한 논문에는 극소 저체중 출생아에서 혈액 내에서 발견된 그람 음성균 19개 중에 17개가 위장관에서 검출된 균과 유전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6], 2014년 미국에서 발표된 논문에는 후기 신생아 패혈증이 발생한 11명 중 7명(64%)에서 적어도 1개 이상의 장내 집락화된 세균과 동일한 균이 배양된 것으로 나타났다 [7].


결론적으로 장내에 그람 음성균의 집락화는 패혈증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번 이대목동 사건처럼 장내에 집락화된 그람 음성균과 혈액에서 배양된 그람 음성균이 유전학적으로도 완전히 일치하는 세균으로 증명된 경우라면, 당연히 증거도 명확하지 않은 지질영양제의 오염을 원인으로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장관 내에 집락화된 그람 음성균에 의해서 혈류감염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먼저 생각했어야 한다. 이것이 의학적으로 합당할 것으로 판단된다.


4. 사망 환아들은 집락화된 세균에 의해 패혈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경우였다.


Smith 등은 장내 그람 음성균이 집락화된 신생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혈류감염 발생이 높아질 수 있는 위험 요소들을 밝혔다 [5]. 그 요소들은 질식분만, 출생 체중이 1.0kg미만, 위장관내 병변, 기계환기, 중심정맥관 사용일 수가 긴 경우 등이었다. 여기서 언급된 위험 요소들은 이번에 희생된 환아들 대부분이 한 가지 이상 가지고 있는 위험 요소이다.


그리고 괴사성 장염과 그람 음성균의 혈류감염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일대학교에서 2013년 발표한 논문에는 괴사성 장염 발생을 기준으로 72시간 이내에 혈류감염이 발생하면 괴사성 장염 연관 혈류감염, 72시간 이후에 발생하면 괴사성 장염 이후 혈류감염으로 정의하여 결과를 발표하였다 [8]. 괴사성 장염이 발생한 410명의 환아 중 158명이 최소 한 번 이상의 혈류감염을 경험했고, 이 중 69(43.7%)명은 괴사성 장염 연관 혈류 감염, 89(56.3%)는 괴사성 장염 이후 혈류감염이었다. 괴사성 장염 연관 혈류 감염의 2/3는 그람 음성 간균인 반면, 괴사성 장염 이후 감염은 31.9%가 그람 음성 간균이었다.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 4명의 환아 모두 위장관 병변이라 할 수 있는 로타바이러스 장염이 있었고, 중심정맥관을 가지고 있었으며 기계환기 치료를 받았다. 4명 중 3명에서는 괴사성 장염이 있거나 의심 소견이 있었고, P4 환아의 경우 질식분만으로 출생했으며 체중이 1kg이 되지 않는 초극소 저체중 출생아였다. 결국 이러한 자료와 증거들을 종합해 볼 때 장관 내에 균 집락화가 형성되어 있던 4명의 환아들은 혈류감염 및 패혈증 발생의 위험이 높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5. 결론


본 연구소는 앞서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통해서 경찰 수사 과정의 문제점과 질본의 역학 조사 결과의 부실을 지적하면서, 이 사건으로 의료진들을 형사처벌 하는 것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특히나 분주 행위가 불법이 아님을 보건복지부도 인정을 한 사실, 의료진 형사처벌의 주요 증거인 지질영양제가 증거로서 가치가 없다는 사실, 의학적으로 패혈증 발생과 지질영양제 투여와는 시간적으로 인과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지적함으로써 의료진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 그 어떤 명분도 남아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그런데, 최근 질본의 한 공무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혈액 내에서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나온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하면서, 패혈증 발생의 원인으로 지질영양제를 지목한 자신들의 결정에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는 질본이 시트로박터 프룬디균 패혈증의 다른 원인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고, 관련 논문이나 문헌 분석도 하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소는 이대목동병원 사건에서 신생아 패혈증은 지질영양제 오염에 의한 혈류감염이 아니라, 신생아 장관 내에 집락화되어 있던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장 점막을 뚫고 혈액 내로 이동하여 발생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본다. 본 연구소는 다시 한 번 이번 이대목동 사건에서 의료진들이 형사 처벌을 받는 것은 부당하며, 지금이라도 신생아 사망의 명확한 원인을 밝히기 위해서 질본과 검찰을 비롯한 국가기관들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바이다.



2018년 5월 29일

바 른 의 료 연 구 소


[별첨 1] 

 



< 참고문헌 >


[1] Colonization of the gut with Gram-negative bacilli, its association with neonatal sepsis and its clinical relevance in a developing country. Journal of Medical Microbiology (2011), 60, 1651-1660
[2]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입원한 신생아에서 장내 세균에 의한 장관 집락화와 관련된 위험 인자. J Korean Soc Neonatol 2011;18:272-279
[3] The Increasing Challenge of Multidrug-Resistant Gram-Negative Bacilli Results of a 5-Year Active Surveillance Program in a Neonatal Intensive Care Unit. Medicine Volume 95, Number 10, March 2016 Multidrug-Resistant Gram Negatives in NICU, Italy
[4] The relationship between Gram-negative colonization and bloodstream infections in neonate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Clin Microbiol Infect 2018;24:251
[5] Concordance of Gastrointestinal Tract Colonization and Subsequent Bloodstream Infections with Gram-negative Bacilli in Very Low Birthweight Infants in the Neonatal Intensive Care Unit. Pediatr Infect Dis J. 2010 September
[6] The gastrointestinal tract serves as the reservoir for Gram-negative pathogens in very low birth weight infants. Pediatr Infect Dis J 2007;26:1153e6.
[7] Sepsis From the Gut: The Enteric Habitat of Bacteria That Cause Late-Onset Neonatal Bloodstream Infections. Clinical Infectious Diseases 2014;58(9):1211-8
[8] Concurrent Bloodstream Infections in Infants with Necrotizing Enterocolitis. The Journal of Pediatrics 2014;164:61-6